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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3. 3. 01:51 Life/Monolog
어렸을 때 엄마는 내가 책을 한권이라도 읽어보는게 소원이라고 하실 정도로
잔소리를 많이 하시고 보지도 않을 책을 전집으로 구입해서 책꽂이에 꽂아놓곤
하셨다.. 혹시나 저렇게 눈에 띄면 한권이라도 빼볼까 하는 마음에서였겠지만
난 무슨 오기인지 아주 깨끗하게 빼보지도 않았다..
그나마 방학숙제로 나오는 독후감을 쓰기 위해 책마다 맨 마지막에 있는 줄거리를
보고 후다닥 대충 써냈던 것이 내가 한 독서(?)와 글쓰기의 끝이다..

고등학교때도 그 오기는 계속 되어 교과서 또한 받으면 방어딘가에 짱박아 놓고
매번 학교에 가지고 가지 않았었고.. 책 안가져온 사람들 한번씩 검거할때 맞곤 했다.
시험때는 역시 요약된 자습서같은걸 보고 대충 본것이 다였다..
뭐 어찌어찌해서 고3 중반에 공부안하면 뭐 되겠다 싶어서 교과서들을 하루내내
다시 다 찾아모아 먼지를 털어내고 보기 시작하긴 했지만 수능이 끝나곤
다시 책과는 빠이빠이한게 사실이다...

그래도 정신은 차렸는지 영어도 싫어하는 내가 영어로 된 전공책은 읽기 시작했지만
세상을 알게 해준다는 많은 책들은 역시 손도 대지 않았던 나다...

왜 갑자기 옛날 얘기를 끌고 들어와 이 난리냐?
대학원은 연구하는 곳이다.. 개발만하는 곳도 아니고 공부만하는 곳도 아니다..
공부를 해서 얻은 배경지식을 기반으로 많은 사람들이 한 일을 찾아 분석하고
새로운 것을 생각하고 그것을 개발하여 구현하고
실험으로 증명까지 한다음에 결국 이것들을 최종 마무리 하는 글쓰기 작업에 들어간다..
쉽게 말하면.. 마지막에 글쓰기를 못하면 앞의 일들이 모조리 물거품이 된다는 것이다.

다 된 작업으로 글을 풀어나가야 하는 논문은 그나마 낫다..
아무것도 되지는 않았지만 뭔가를 제안하고 설득해야하는 글은 정말로 곤욕이다..
특히 나같이 책한권 제대로 읽지 않은 종자한테는 말이다..ㅋ
슬며시 선생님이셨던 어머니의 말씀이 그대로 떠오르기 시작한다..

어렸을때 들었던 "나중 되면 안다...멍청한 놈" 이라는 말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진짜 나중되니까 알겠네 ㅋ
고등학교때도 우겼었다.. 난 이과라고 .. 하지만 돌아오는것은 혀끓는 소리뿐 ㅋ
사실 어머니가 했던 말씀중에 틀린말은.......................진짜 하나도 없는듯 하다..
정말 내 자식이 나같을까봐 심각하게 고민한적이 있다 =.=

그냥 글 읽기 글 쓰기에 유난히 취약해서  골머리 아픈게 이만저만이 아니다
어렸을 때 왜 다들 '국영수' 가 중요하다고 하는지 알겠다..ㅋ 왜 여기에 과학이
안들어가냐고 우겼었는데.. 뭐 딱히 과학은 못해도 살아갈만 하다 ㅋ 이 세개가
잘 안되니까 영 장애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사실 못하는게 많아서 세상이 살만한건 맞다ㅋ
답답해 하기 전에 이제 부터라고 조금 씩 해야지... 하는데 왤케 난 지금까지
말을 들어쳐먹지 않고 딥따 늦게 느끼는지 하는 생각도 조금씩 든다 ㅋㅋ

이제 책좀 볼까~~ 자꾸 저질문장만 나와서 걱정이다 ㅋㅋㅋ-_-;
posted by shinyroot